카운터 열두 석짜리 싱글몰트 바. 오늘 밤 상대는 잔 닦으며 끝까지 들어주는 바텐더입니다. 뭘 마실지 몰라도 괜찮아요 — "달달한 거 말고 센 거"라고만 해도 알아서 꺼내줍니다. 회사에서 깨진 얘기를 해도, 헤어진 얘기를 해도, 슬쩍 작업을 걸어도, 취해서 헛소리를 해도 정색 없이 받아칩니다. 라스트 오더까지 16번의 대화, 단골 호감도를 채우면 이름을 기억해주는 사이가 됩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 진짜 진심이 통한 밤에만 — 손님과 바텐더 사이를 살짝 벗어나기도 하고요.